Brand Mix

Less is better

단순함 속에 머무는 깊이, 절제의 아름다움

2025년 11월 13일

미니멀리즘은 단순함의 미덕을 말하지만, 진짜 미니멀리즘은 그 안에 숨겨진 색채를 품고 있죠. 이번 큐레이션은 ‘덜어냄’ 속에서도 각자의 철학과 세계를 고스란히 드러내는 일곱 개의 브랜드를 모았습니다. 르메르(Lemaire)의 따뜻한 베이지, 오라리(Auralee)의 질감 있는 뉴트럴, 더로우(The Row)의 정제된 흑백, 헨더 스킴(Hender Scheme)의 내추럴 가죽, 가브리엘라 콜 가먼츠(Gabriela Coll Garments)의 모노톤 구조미, 타이가 다카하시(Taiga Takahashi)의 시간의 흔적, 스튜디오 니콜슨(Studio Nicholson)의 도회적 그레이. 그들의 미니멀리즘은 ‘색이 없다’기보다, ‘색으로 말하지 않는다’는 태도에 가깝습니다. 단조롭지 않은 단순함, 절제된 감정의 여백 속에서 브랜드 저마다의 리듬을 찾아보세요.

르메르는 1991년 프랑스 파리에서 크리스토프 르메르(Christophe Lemaire)에 의해 설립되었다. 미니멀리즘을 ‘온기 있는 실용’으로 번역하며, 베이지, 토프, 초콜릿 브라운 등 인간의 피부 톤에 가까운 색을 즐겨 사용한다. 부드럽게 흐르는 실루엣으로 감각적인 균형을 완성하고, 꾸밈없이 우아한 옷을 제안한다.

오라리는 2015년 일본 도쿄에서 료타 이와이(Ryota Iwai)가 설립했다. ‘소재가 디자인을 만든다’는 철학 아래 독자적인 텍스처와 뉴트럴 톤을 중심으로 전개한다. 완벽히 정제된 크림, 샌드, 페일톤이 특징이며, 자연광 아래서 달라지는 섬세한 색의 변주가 브랜드의 핵심이다.

더로우는 2006년 미국 뉴욕에서 메리-케이트 올센(Mary-Kate Olsen)과 애슐리 올센(Ashley Olsen) 자매가 설립했다. 극도로 절제된 실루엣과 완벽한 테일러링으로 미니멀 럭셔리의 상징이 되었으며, 블랙과 화이트, 네이비 중심의 팔레트가 도시적 고요함을 완성한다. ‘무음의 럭셔리’라는 별명에 가장 잘 어울리는 브랜드다.

헨더 스킴은 2010년 일본 도쿄 아사쿠사에서 류스케 타카야(Ryo Kashiwazaki)가 설립했다. 수공예 가죽 작업을 통해 인간적인 불완전미를 표현하며, 천연 베지터블 가죽이 시간에 따라 변화하는 색감을 통해 ‘살아있는 미니멀리즘’을 완성한다. 기계적 완벽함보다 손의 온기를 중시하는 태도가 중심이다.

가브리엘라 콜 가먼츠는 2015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디자이너 가브리엘라 콜(Gabriela Coll)이 시작했다. 구조적인 미니멀리즘과 실용적 감성을 조화시킨 브랜드로, 모노톤 팔레트와 조각적인 실루엣이 특징이다. 직선과 곡선의 조합 속에서 감정의 소음을 걷어낸 ‘건축적 패션’을 제시한다.

타이가 다카하시는 2019년 일본 교토에서 동명의 디자이너 타이가 다카하시가 설립했다. ‘과거를 통해 미래를 본다’는 신념 아래 20세기 초 빈티지 의복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며, 페이드된 네이비와 더스트 브라운 등 시간의 흔적이 느껴지는 색으로 미니멀리즘에 깊이를 더한다.

스튜디오 니콜슨은 2010년 영국 런던에서 닉 웨이크먼(Nick Wakeman)이 설립했다. 실용적 구조미와 도회적 중성미를 중심으로, 시멘트 그레이, 차콜, 네이비 같은 색조를 바탕으로 한 정제된 디자인을 선보인다. 모던한 실루엣 속에서도 볼륨감 있는 비율로 입체적인 미니멀리즘을 구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