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리야키 보이즈를 “Tokyo Drift의 그 팀”으로만 기억하기엔 이 프로젝트가 남긴 흔적은 훨씬 넓다. Teriyaki Boyz는 2005년 결성된 슈퍼그룹이었고, 초반부터 해외 프로듀서들과의 협업을 전제로 움직였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이 팀이 단순히 곡을 발표한 아티스트가 아니라, NIGO가 구상한 ‘패션과 음악이 함께 굴러가는 구조’의 결과물이었다는 점이다.
BAPE의 공식 랩 그룹
Teriyaki Boyz는 BAPE의 ‘공식 랩 그룹’으로 소개되곤 했다. 멤버 Verbal의 회고에 따르면 시작은 NIGO가 “일본 MC들을 미국 프로듀서 트랙 위에 올리는” 컨셉을 구상하면서부터였고, 그 실험이 한 곡, 한 팀, 하나의 프로젝트로 확장됐다. 중요한 건 이 출발이 ‘음악을 위한 음악’이라기보다 브랜드, 장면, 네트워크가 함께 움직이는 기획이었다는 점이다.
Bape x Teriyaki Boyz Tiger Camo T-Shirt
Beef or Chicken Serious Japanese
이들이 “원히트”가 아니라는 건 정규 앨범의 크레딧만 봐도 드러난다. ‘Beef or Chicken’과 ‘Serious Japanese’에는 Daft Punk, DJ Shadow, The Neptunes, Mark Ronson 같은 이름들이 함께 등장한다. 즉, Teriyaki Boyz는 일본 안에서만 소비되는 팀이 아니라 초기부터 국제 무대의 제작 시스템과 연결된 그룹이었다고 볼 수 있다.
Serious Japanese (2009)
Kanye & Nigo
특히 Serious Japanese의 I Still Love H.E.R.은 ‘East Meets West’의 상징처럼 남아있다. Kanye West가 피처링과 프로덕션으로 참여했고, 곡은 Common의 I Used to Love H.E.R.를 떠올리게 하는 방식으로 힙합을 ‘그녀’로 의인화한다. 메시지는 단순하다. 힙합이 변해가고 상업화되는 현실을 알면서도, 여전히 힙합을 사랑한다는 고백. 그래서 이 곡은 협업 트랙이면서 동시에 힙합 자체에 대한 메타 대화로 읽힌다.
I Still Love H.E.R x Kanye West T-Shirt (2007)
Nigo의 역할
NIGO는 랩을 하지 않았지만, 이 프로젝트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맡았다. 그는 패션과 음악을 “서로 홍보하는 두 산업”으로 다루지 않고, 하나의 장면으로 묶어 사람들이 따라 입고, 따라 듣고, 따라 이야기하게 만드는 구조를 만들었다. Teriyaki Boyz는 그 구조의 대표작이었고, 그 구조가 가장 선명하게 작동한 결과물로 남아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