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동네 할아버지들은 이런 조끼들을 참 좋아하셨다. 마실 갈 때나, 산에 갈 때 항시 입고 다니셔서 색도 바래고 여기저기 꼬맨 흔적들도 보였었다. 작은 동네였기에, 동네 어르신들을 봬면 나는 90도로 꼭꼭 인사를 했다. 그럼 할아버지들은 허름한 조끼 주머니에서 다양한 것들을 주섬주섬 꺼내주셨다. 가을 날에는 그것이 빨갛게 잘 익은 대추일 때도 있었고, 당신께서 꽤나 즐겨드시던 홍삼캔디 내지는 유가일 때도 있었다. 누구나 어렸을 때, 빨리 어른이 되었으면 하지 않는가. 나도 빨리 커서 주머니가 12개도 넘어보이는 어른스러운 조끼를 입고 싶었다. 그리고 뭐든 퍼주는 어른이 되고 싶었다. 그게 동네 지천에 널린 대추라고 할지라도 말이다. 이미 징그럽게 다 커버린 나이지만, 그 할아버지들처럼 삶에 경험치가 무수히 많은 어른이 되고 싶다. 주머니 한 켠에는 맥가이버를 넣고 다니며 뚝딱 모든 걸 고치고, 다른 칸에는 누군가에게 줄 작은 사탕 같은 걸 넣고 다니는. 그런 므찐 어른이 되고 싶다. “인위적인 꾸밈보다는 자연스러운 부족함을.” 계정을 시작하면서부터 간판처럼 내 걸은 말인데, 어쩌면 동네 할아버지들의 허름한 조끼, 그리고 내게 준 추억 덕분에 생긴 간판이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_70s USAF Pilot's SRU-21 P Survival Vest L size 72년 생산되었으며 스코빌 지퍼가 적용된 미공군 파일럿 서바이벌 베스트이다. 위에서 언급한 조끼가 바로 이런 조끼였는데. 통풍을 위해 메쉬 소재로 만들어지고 주머니로 점철된 조끼. 아주 기능에 충실한 이 무심함이 나에겐 쿨해보이고 멋있어보인다. 대표적인 공군 베스트라면 c-1이 가장 유명한데, 소개해드리는 개체는 C-1 직후(60년대 후반)부터 80년대 초까지 생산되었다. 후기형에는 라디오를 꽂기 위해 가슴의 주머니가 세로로 되어있는데 소개해드리는 개체는 가로로 되어 있다. 그렇다 초기형 되시겠다. 꽤나 귀한 빈티지라 높은 가격에 판매되는 걸 볼 수 있으나 반값보다도 저렴한 가격으로 업로드 하니 관심 있으신 분들은 얼렁 문의주십사. 아메카지 느낌으로 입어도 좋지만 그냥 편한 롱슬리브 입고 밤바리 나갈 때 이것저것 챙겨넣는 용도로 입는 게 더 이상적이라 봅니다. 기능에만 충실한 옷들을 패션으로 소화하는 것 이게 쿨 아니겠습니까. - 가슴 : 54(실사이즈감 105-110) - 총장 : 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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